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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coder 심층 독서 (세상의 해독)

'소년이 온다': 왜 한강이 5.18의 '기억의 윤리'를 묻는가?

by 소음 소믈리에 2025.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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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년이 온다: 5.18 트라우마를 기록한 7개의 시선, 당신의 눈물샘을 자극할 압도적인 이야기! 소설 한강 소년이 온다를 읽고 난 뒤, 왜 이 책이 한국 현대 문학사에 필연적인 기록으로 남았는지, 5.18의 상흔을 어떻게 예술로 승화시켰는지, 한강 작가의 집요한 '인간 존엄성' 질문에 대한 독서 노트를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이 책 한강 소년이 온다를 펼치기 전까지, 이미 너무 많은 매체에서 다룬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내가 더 이상 뭘 새롭게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일종의 피로감이 있었어요. 뭐랄까, 역사적인 사실은 이미 다 알고 있으니 감정적인 동요만 반복되지 않을까 싶었던 거죠. 하지만, 한강 작가님이 건네는 이 책은, 그런 저의 안일한 생각을 완전히 부숴버렸습니다. 단순한 역사의 기록이나 비극의 재현이 아니라, 끔찍한 폭력 속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짊어진 '기억의 무게'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름다운지를 너무나 집요하게 파고드는 거죠. 마치 작가님 자신이 그 현장을 겪은 것처럼, 또는 그들의 영혼이 자신에게 들어온 것처럼 느껴지는 필력에 저는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책의 줄거리를 소개하는 리뷰가 아니에요. 한강 소년이 온다가 던지는 철학적 질문과 문학적 장치들을 깊숙이 해부한 독서 노트입니다. 이 책을 읽기 주저했던 분들, 또는 이미 읽었지만 그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제 독서 노트가 작은 안내서가 되길 바라요. 

 

1장 어린 새: 동호의 순수와 죽음의 그림자, '소년이 온다'의 비극적 시작점 

한강 소년이 온다의 첫 장인 ‘어린 새’는 소년 동호의 시선으로 1980년 광주의 참혹한 서막을 열어젖힙니다. 이 장은 소설 전체에서 가장 감정적으로 충격적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순수한 인간성이 빛나는 부분이기도 해요. 동호는 중학생입니다. 그 나이대의 소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순수함,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급작스러운 폭력 앞에서 느끼는 본능적인 공포를 고스란히 체화하고 있죠. 동호의 이야기는 5.18 당시 많은 평범한 시민들이 그러했듯,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대의 비극에 휘말려 들어간 개인의 모습을 대표합니다. 그저 친구를 찾으러 갔을 뿐인데, 갑자기 시신들이 널린 도청의 한 공간에 놓이게 된 거죠. 저는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강 작가님은 동호를 자발적 영웅이 아닌, 필연적 희생자로 그림으로써 독자들에게 '이것이 바로 당신이나 나일 수도 있었다'는 날카로운 공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작가는 동호가 시신들이 쌓여 있는 상무관에서 일하게 되는 과정을 매우 담담하면서도 끔찍하게 묘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동호가 시신들을 처리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 고통인데요. 처음에는 두려움과 구토를 느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신의 상태에 익숙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익숙해짐'의 과정은 동호의 순수한 영혼이 점차 폭력에 의해 침식당하고 오염되는 과정을 상징해요. 작가는 "이것은 내 친구의 몸이었을까, 혹은 그의 아들의 몸이었을까, 혹은 그의 아버지는?" 같은 질문을 동호의 내면을 통해 던지게 만들죠. 시신을 수습하는 행위는 단순히 봉사나 임무를 넘어, 살아남은 자가 죽은 자들의 마지막 존엄성을 지켜주는 신성한 의례처럼 느껴집니다. 동호는 그 시신들 속에서 자신의 친구 정대의 시신을 찾아내지 못했지만, 대신 '죽은 자들' 자체를 마음속에 품게 됩니다. 이 부분이 바로 한강 소년이 온다가 다른 5.18 관련 기록물과 차별화되는 핵심적인 문학적 장치라고 저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장의 마지막 부분에서 동호가 겪는 '심리적 고립감'과 '죄책감'은 엄청난 울림을 줍니다. 동호는 도청의 참혹한 상황을 경험했지만,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평범한 일상을 살게 되죠. 하지만 그 일상은 더 이상 예전의 일상이 아닙니다. 동호의 눈에는 자신이 수습했던 시신들의 잔상이 끊임없이 남아 있고,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마치 죄인처럼 느껴집니다. '왜 나만 살아남았을까?', '내가 그들을 위해 더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을까?'라는 자문은 비단 동호뿐만 아니라, 모든 생존자가 짊어진 역사적 트라우마의 짐이기도 합니다. 한강 작가님은 동호의 짧은 삶과 비극적인 결말을 통해, 폭력은 단순히 생명을 앗아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살아남은 자의 삶 전체를 망가뜨린다는 냉혹한 진실을 보여주고 있어요. 저는 이 1장의 묘사를 읽으면서, 작가가 얼마나 치열하게 당시의 상황과 그 속에서의 인간의 감정을 파고들었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소년 동호의 이야기는 폭력의 가장 잔인한 형태, 즉 '순수를 파괴하는 폭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프리즘과 같습니다. 이 어린 새가 날개를 펴보지도 못하고 겪어야 했던 비극은, 독자들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한강 소년이 온다의 첫 번째 각인을 남깁니다. 독자로서, 저는 동호의 몫까지 기억해야 할 책임감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이 책의 첫 번째 장은 단순한 시작이 아니라, 독자들이 앞으로 겪게 될 트라우마의 여정을 예고하는 강력한 서사이자 문학적 덫이기도 합니다. 이토록 순수하고 여린 존재를 통해 가장 잔혹한 역사를 마주하게 하는 작가의 연출은 그야말로 탁월합니다. 동호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이 비극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이 장에서는 동호의 시점에서 관찰되는 시체들의 '이름 없음'이 반복됩니다. 이 이름 없음은 단순한 신원 확인의 어려움을 넘어, 국가 폭력 앞에서 개인이 가진 존재 자체가 얼마나 무의미하게 취급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치예요. 동호는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그들의 '옷'이나 '소지품'에 주목하지만, 결국 그 어떤 것도 그들의 존재를 온전히 설명해주지 못합니다. 이 과정에서 동호는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쉽게 허물어질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체험합니다. 시신을 '물건'처럼 다루는 군인들의 태도와, 시신을 '사람'으로 대우하려는 동호의 노력이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독자들은 한강 소년이 온다의 핵심 주제인 '폭력과 존엄' 사이의 간극을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동호가 시신들 곁을 지키며 느꼈던 외로움, 무력감,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연대감은 이 책이 단순한 르포르타주가 아닌, 깊은 성찰이 담긴 문학 작품임을 증명합니다. 소년이 온다는 소년의 눈을 통해 폭력이 남긴 가장 깊은 상흔, 즉 인간성 자체의 훼손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 장의 밀도 높은 서사와 감정의 깊이는 정말이지 한국 문학이 도달해야 할 하나의 정점처럼 느껴집니다.

 

2장 검은 숨: 은숙의 생존, 검열의 시대와 '한강 소년이 온다'에 깃든 침묵의 투쟁 

두 번째 장인 ‘검은 숨’은 시간적 흐름이 몇 년 뒤로 이동하며, 또 다른 생존자인 출판사 편집부 직원 은숙의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이 장은 5.18 직후, 혹은 그 여파가 서서히 사회 전반으로 스며들던 '검열의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은숙은 시위 도중 동호를 만났던 기억을 공유하는 인물이죠. 그녀의 삶은 폭력의 현장에서 직접적인 고통을 받은 사람들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침묵과 왜곡이라는 사회적 폭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그녀의 일상은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는 환경에 놓여 있어요. 여기서 한강 작가님은 '검은 숨'이라는 제목처럼, 진실이 숨 쉬지 못하게 질식시키는 사회의 압력을 은숙의 내면을 통해 절절하게 보여줍니다. 이 침묵의 압력은 물리적인 폭력만큼이나 개인의 영혼을 갉아먹는 무서운 힘을 가집니다.

은숙은 출판사에서 검열 당국의 눈을 피해 5.18 관련 기록을 남기려는 시도를 합니다. 이는 마치 어둠 속에서 등불을 켜는 행위와도 같아요. 이 과정에서 그녀가 느끼는 불안감, 공포,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해야 한다'는 강렬한 윤리적 책임감은 이 장의 핵심을 이룹니다. 작가님은 은숙을 통해 '기록'의 힘과 '기억'의 저항성을 강조합니다.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기록이지만, 문학은 억압받고 희생된 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거죠. 은숙이 감수하는 위험과 그녀의 고독한 투쟁은, 한강 소년이 온다가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 것을 넘어, 현재에도 유효한 진실 추구의 윤리를 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주의하세요! '침묵의 폭력'과 검열의 트라우마
2장의 핵심은 '검열'과 '자기 검열'입니다. 물리적 폭력 이후 찾아온 이 침묵의 폭력은 생존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말할 수 없게 만들었고, 이는 또 다른 종류의 깊은 트라우마로 작용했습니다. 진실을 덮으려는 사회적 압력 속에서 은숙이 겪는 고립감과 죄책감은 독자들에게 '기억하지 않음'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고합니다. 이 책을 읽을 때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가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했는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은숙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녀 역시 동호의 죽음과 자신이 보았던 시신들의 잔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동호와 함께 일했던 경험은 그녀에게 일종의 운명적인 연결고리로 작용합니다. 동호가 짊어졌던 '시신들의 무게'가 이제 은숙에게는 '기억의 무게'로 전이된 거죠. 그녀는 일상생활 속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광주의 기억 때문에 현실과 괴리감을 느낍니다. 직장 동료들과 평범한 대화를 나누면서도, 그녀의 내면은 여전히 끔찍한 상무관의 풍경에 갇혀 있어요. 이처럼, 소년이 온다는 트라우마가 어떻게 개인의 현재와 과거를 분리시키고, 삶의 연속성을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와 같습니다. 작가님은 은숙을 통해 생존자의 책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룹니다. 살아남은 자는 망자의 이야기를 대변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 의무는 그녀의 삶을 고통스럽게 만들지만 동시에 그녀가 살아갈 이유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감정의 묘사는 한강 작가님의 문학적 역량이 얼마나 탁월한지를 다시 한번 증명해줍니다.

저는 은숙의 시점을 읽으면서 문득 '문학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은숙이 검열의 칼날을 피해 기록을 남기려고 했던 행위는, 결국 한강 소년이 온다라는 이 책 자체가 탄생한 배경과 목적을 대변하는 것 같아요. 진실이 억압될 때, 예술은 그 진실을 은유와 상징을 통해 다시 불러내는 힘을 갖습니다. 은숙이 겪는 고통은 곧 작가 한강님이 이 책을 쓰면서 겪었을 고통, 즉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재현하는 과정의 고통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한강 소설 추천 목록에서 항상 최상단에 놓여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한 비극의 재현을 넘어, 예술이 어떻게 역사적 폭력에 맞서 싸우고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려 애쓰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기 때문이죠. 이 장의 마지막 문장들은, 결국 진실은 억압될지언정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언젠가는 검은 숨을 뚫고 나오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자 저항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합니다. 은숙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기억'이 곧 '투쟁'임을 가르쳐줍니다. 폭력이 한 세대를 침묵시킬 수는 있어도, 그 진실의 불꽃까지 완전히 꺼트릴 수는 없다는 것을요.

이 장에서 은숙은 시체를 수습했던 동료들을 다시 떠올리면서 그들이 겪었을 고통을 되새김질합니다. 특히, 동호를 만났던 그 순간의 기억은 그녀에게 영원한 빚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 찰나의 만남이 그녀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트라우마의 핵심이 된 거죠. 작가는 이처럼 운명적인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비극이 한 개인의 삶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리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폭력을 행사했던 군인들을 향한 분노보다는, 자신이 진실을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는 무력감에 더 크게 고통받습니다. '검은 숨'은 단순히 시대의 암울함을 상징하는 것을 넘어, 진실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내면의 죄책감과 절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한강 소년이 온다는 이처럼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트라우마의 양상을 분석하며, 독자들에게 단편적인 사실을 넘어 고통의 본질을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은숙의 고백은 살아남은 자들의 용서받지 못할 죄의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지속해야 하는 인간의 필연적인 의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 아슬아슬함이 이 책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은숙의 검은 숨이 뿜어내는 시대의 절망을 함께 호흡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3장 일곱개의 뺨: 징수의 폭력 잔상과 파괴된 삶, '소년이 온다'의 물리적 상흔 

‘일곱개의 뺨’은 또 다른 생존자인 징수의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징수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였으며, 5.18 당시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되어 심한 폭행과 고문을 당했던 인물입니다. 이 장은 국가 폭력이 한 개인의 신체와 정신을 어떻게 철저히 파괴하는지를 가장 직접적이고 잔인하게 묘사합니다. 징수는 고문의 후유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게 되었고, 육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그날의 폭력적인 잔상이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는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습니다. 이 장의 묘사는 읽는 이에게 강렬한 고통을 선사하지만, 이는 동시에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될 역사의 진실이기도 합니다. 한강 작가님은 징수의 고통을 통해 폭력의 비가역적인 파괴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징수가 겪는 고통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공포의 잔상’입니다. 그는 일상생활 속에서 불쑥불쑥 과거의 폭력적인 상황이 플래시백처럼 떠오르는 증상을 겪습니다. 특히, 이 장의 제목이 암시하듯, 그에게 가해진 '일곱 개의 뺨'에 대한 기억은 단순히 폭행의 횟수를 넘어,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수치심과 고통의 극단을 상징합니다. 징수는 자신의 신체가 완전히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느낍니다. 이미 폭력에 의해 더럽혀지고 훼손되었다는 자의식에 시달리는 거죠. 이처럼 한강 소년이 온다는 트라우마를 단순히 심리적인 문제로 다루지 않고, 신체-정신-사회적 삶 전체의 붕괴라는 총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징수의 이야기가 트라우마 문학의 가장 중요한 예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징수의 삶은 폭력 이후의 삶이 얼마나 비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그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다시 편입되는 데 실패하고, 고립과 소외 속에서 살아갑니다. 폭력의 기억은 그의 인간관계, 직장 생활, 심지어 잠자리까지 침범합니다. 작가는 징수의 고통을 묘사하며, 가해자의 폭력 행위는 순간에 그치지만, 그 폭력의 결과는 피해자의 평생을 따라다닌다는 냉정한 진실을 상기시킵니다. 이 장을 읽을 때마다 저는 '국가란 무엇인가', '폭력의 정당성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서 무력해지곤 합니다. 징수가 끝내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고 파국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과정은, 폭력에 의해 파괴된 인간이 얼마나 쉽게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입니다. 이처럼 소년이 온다는 5.18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넘어, 보편적인 인간의 고통을 다루는 깊이 있는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징수의 시선은 동호처럼 순수했던 소년의 시선보다 훨씬 더 어둡고, 절망적입니다. 동호의 시선이 '죽음'이라는 현상에 대한 순수한 반응이었다면, 징수의 시선은 '폭력'이라는 행위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의 증언입니다. 그가 겪은 고문과 폭행의 묘사는 독자들에게 물리적인 고통의 잔상을 전달하며, 5.18이 단순한 시위 진압이 아닌,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인간성 말살 행위였음을 강력하게 고발합니다. 이 장을 통해 한강 작가님은 '인간 존엄성'이 짓밟혔을 때 남겨지는 영혼의 흉터를 치밀하게 추적합니다. 저는 이 책이 5.18의 아픔을 다룬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 '폭력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강 소년이 온다는 단순히 슬픈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적 기억과 윤리적 감각을 끊임없이 깨우는 경고음과 같습니다.

폭력 후유증: 징수가 겪은 트라우마의 양상

트라우마 유형 징수의 경험 문학적 해석
신체적 후유증 만성적인 통증, 불면, 지속적인 두통 폭력의 '현재진행형' 잔상
플래시백(Flashback) 일상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고문 장면, '일곱 개의 뺨'에 대한 집착 시간의 붕괴, 과거와 현재의 공존
죄책감 및 소외감 자신이 더럽혀졌다는 자의식, 사회로부터의 고립 파괴된 인간성의 회복 불가능성
자살 충동 폭력의 기억으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로 인식 폭력의 궁극적인 승리이자 인간의 마지막 저항

이 장의 섬세한 묘사를 통해 독자들은 징수의 파괴된 삶을 엿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고문 과정에서 징수가 느꼈을 인간 이하의 취급과 자기 존재의 부정은, 5.18이 단순히 '시위'나 '폭동'으로 치부될 수 없는 반인륜적인 범죄였음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저는 이 장에서 한강 작가님이 얼마나 꼼꼼하게 당시의 기록과 증언들을 참고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문학적으로 어떻게 승화시켰는지에 깊은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강 소년이 온다는 단순한 문학 작품을 넘어, 고통받은 영혼들의 피와 쇠로 쓴 증언과 같습니다. 징수의 이야기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부채감을 가장 첨예하게 느끼게 하는 부분입니다. 그의 고통은 한 세대의 고통이자, 우리 모두가 짊어진 기억의 무게입니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기억의 윤리를 끊임없이 요구하며, 이 고통을 외면하지 않도록 독려합니다.

 

4장 쇠와 피: 선주의 목소리, 폭력의 기록과 '소년이 온다'가 되살린 증언의 가치 

‘쇠와 피’는 징수와 함께 감금되었던 대학생 선주의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선주는 이 소설에서 '증언'의 가치를 가장 강렬하게 대변하는 인물이에요. 그녀는 폭력의 현장을 목격하고, 직접적인 고통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잊지 않고 기록하려는 집요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 장은 선주의 삶 전체가 5.18의 기억과 기록에 바쳐진 일종의 순교자적인 삶으로 묘사됩니다. 선주가 겪는 고통은 징수의 그것과 유사하지만, 선주는 그 고통을 내면화하고 절망하는 대신, 기록이라는 행위를 통해 폭력에 맞서는 저항의 형태로 승화시키려 합니다. 그녀에게 기억은 저주가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전해줄 책임이자 무기인 거죠.

이 장의 제목인 '쇠와 피'는 5.18 당시의 폭력이 얼마나 물리적이고 끔찍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차가운 쇠로 된 무기, 그리고 흘러내린 피. 선주는 감금된 공간에서 자신의 몸이 겪는 고통을 넘어, 그 폭력의 기원과 본질을 성찰하려고 합니다. 여기서 한강 작가님의 문학적 깊이가 드러납니다. 단순한 폭력의 묘사를 넘어, '인간이 인간에게 왜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게 만듭니다. 선주는 폭력의 현실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내면의 투쟁을 벌입니다. 이는 한강 소년이 온다가 단순히 역사 소설을 넘어, 인권과 윤리를 다루는 깊은 철학서로 읽힐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알아두세요! 선주가 대변하는 '기록 윤리'
선주는 증언의 의무를 짊어진 인물입니다. 그녀의 삶은 5.18의 기록과 보존 없이는 불완전합니다. 한강 작가는 선주를 통해 역사의 비극이 잊히지 않도록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문학적, 윤리적 책임을 독자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고통은 헛되지 않았으며, 그 기록이 바로 이 책 한강 소년이 온다의 서사적 뿌리가 됩니다.

선주의 이야기는 5.18 이후의 삶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이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치유되는 것이 아닙니다. 선주는 고통을 겪은 후에도 그 기억을 붙잡고 살아갑니다. 어쩌면 그녀에게는 그 기억을 놓아버리는 것이 망자에 대한 배신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소년이 온다는 생존자들이 겪는 '기억의 고통'과 '망자에 대한 책임감' 사이의 모순적인 관계를 섬세하게 다룹니다. 선주의 목소리는 우리에게 과거의 진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며, 현재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가 수많은 희생 위에 세워졌음을 깨닫게 합니다. 저는 선주의 증언이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한 저항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주가 고문 중에 느꼈던 극한의 고통 묘사는 독자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지만, 한강 작가님은 그 묘사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고통을 외면하지 않도록 만드는 힘을 발휘합니다. 그녀의 문체는 때로는 냉정하고 때로는 시적이지만, 언제나 진실을 향해 있습니다. 선주는 결국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기록함으로써, 폭력이 자신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을 막아냅니다. 기록은 곧 구원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선주의 삶을 통해 보여주는 거죠.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선주의 목소리를 통해 5.18의 진실을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며, 인간 존엄성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한강 소년이 온다는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를 넘어, 역사적 연대에 참여하는 행위로 독자들을 이끌어갑니다. 선주의 증언은 그날의 참혹함을 잊지 않으려는 우리의 필사적인 노력의 시작점입니다. 그녀의 피 묻은 기록은 우리에게 영원히 남겨진 숙제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윤리적 약속입니다.

이 장에서 선주가 겪은 폭력은 단순히 신체적 가해를 넘어, 여성에게 가해지는 성적 수치심을 동반하는 끔찍한 것이었습니다. 한강 작가님은 이 부분을 직접적이지만 신중한 언어로 다루며, 폭력의 다층적인 잔혹성을 고발합니다. 선주는 고통 속에서도 자신이 '인간'임을 끊임없이 상기하려 애씁니다. 그녀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존엄성을 지키려는 처절한 싸움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정적 동요를 일으킵니다. 선주가 이 모든 것을 견디고 기록을 남기려는 의지는, 인간 정신의 가장 위대한 형태의 저항이라고 저는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소년이 온다가 문학적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바로 이처럼 폭력과 고통의 심연 속에서도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불멸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선주의 이야기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한강 소년이 온다의 가장 아픈 증언입니다.

 

5장 밤의 눈동자: 정대의 영혼이 된 시점, '소년이 온다'에 흐르는 기억의 강 

다섯 번째 장인 ‘밤의 눈동자’는 소설 전체에서 가장 독특하고 혁신적인 문학적 시도를 보여줍니다. 이 장은 다름 아닌 죽은 소년 정대의 영혼의 시점으로 서술됩니다. 정대는 동호의 친구였으며, 5.18 당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죠. 이 장에서 정대의 영혼은 자신이 죽은 이후에도 광주의 거리를 떠돌며, 살아남은 동료들(동호, 은숙, 징수, 선주 등)의 고통스러운 삶을 목격합니다. 이 시점의 전환은 한강 소년이 온다의 문학적 깊이를 한 차원 끌어올립니다. 죽은 자의 시선을 통해 작가님은 '기억'이 단순히 살아있는 자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정대의 영혼은 산 자들의 기억 속에 갇혀 있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들의 삶을 지켜보며 끊임없이 역사의 진실을 상기시키는 증인으로 기능합니다.

정대의 영혼이 살아있는 동료들의 곁을 맴돌며 그들의 고통을 지켜보는 장면들은 매우 서글프면서도 아름답습니다. 그는 동호가 겪는 죄책감, 은숙이 겪는 검열의 고통, 징수가 겪는 폭력의 잔상, 선주가 겪는 기록의 의무를 모두 알고 있습니다. 죽은 자의 영혼은 산 자들의 고통을 통해 자신의 부재가 남긴 상흔을 깨닫게 되는 거죠. 작가님은 이 영혼의 시점을 통해, 5.18의 희생자들이 단순한 과거의 희생자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는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이 장은 소설에 깊은 윤리적 연대감과 초월적인 성격을 부여하며, 한강 소년이 온다를 한국 트라우마 문학의 정점으로 끌어올립니다.

'밤의 눈동자'라는 제목은 정대의 영혼이 어둠 속에서도 진실을 꿰뚫어 보는 시선을 상징합니다. 정대의 영혼은 물리적인 고통은 없지만, 산 자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느끼는 존재입니다. 이 '전이된 고통'의 묘사는 한강 작가님의 문학적 특기 중 하나로, 독자들로 하여금 타인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저는 이 장을 읽으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망각'이라는 것이 희생자들에게 얼마나 잔인한 폭력이 될 수 있는지를 절감했습니다. 정대의 영혼은 우리에게 잊지 말라고, '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는 듯합니다. 이 부분이 바로 이 책이 단순히 슬픔을 다루는 것을 넘어, 기억과 윤리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이유입니다. 소년이 온다의 서사 구조는 이 정대의 시점을 통해 비로소 완전한 순환을 이루게 됩니다.

이 장에서는 정대의 영혼이 광주를 떠돌며 목격하는 '남겨진 자들의 고통'에 대한 묘사가 특히 인상적입니다. 정대의 영혼은 마치 살아있는 CCTV처럼, 폭력 이후의 시대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짓눌렀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 영혼의 시점은 독자들에게 전지적 작가 시점이 줄 수 없는, 내밀한 고통의 공유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작가는 이 초현실적인 시점을 통해, 독자들을 단순히 관찰자로 남게 하지 않고, 고통의 연대자로 끌어들입니다. 이처럼 한강 소년이 온다는 문학적 장치를 통해 독자들에게 강력한 윤리적 질문을 던지며, 단순한 독서를 넘어 역사적 사유의 과정으로 인도합니다. 저는 이 정대의 영혼의 목소리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저항의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정대의 영혼은 동호의 집 창문을 통해 동호를 지켜봅니다. 그가 겪는 고통을 목격하고, 자신의 죽음이 동호에게 남긴 상흔을 깨닫습니다. 이 장면은 두 소년의 우정뿐만 아니라, 희생자와 생존자 사이의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정대의 영혼은 동호를 보며 무력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그가 살아남아 자신의 이야기를 기억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간절함이 바로 이 책의 가장 큰 힘입니다. 소년이 온다는 죽음이 모든 것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살아있는 자들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지속되는 새로운 형태의 삶을 시작하게 됨을 보여줍니다. 정대의 영혼은 우리 모두에게 묻습니다. '나의 밤의 눈동자가 지켜보는 당신의 삶은, 나의 희생에 합당한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삶과 역사의식을 돌아보게 됩니다.

 

6장 꽃 핀 쪽으로: '나'의 고백, '소년이 온다'의 저자 한강이 짊어진 트라우마의 승계 

여섯 번째 장인 ‘꽃 핀 쪽으로’는 작가 자신, 즉 '나'의 시점으로 돌아옵니다. 이 장은 소설의 가장 마지막 단계이며, 한강 작가님이 이 소설을 쓰게 된 근본적인 동기와 윤리적 책임감을 고백하는 장입니다. '나'는 5.18 당시 광주에 없었지만, 그 비극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그 기억의 무게를 짊어지게 된 '다음 세대의 생존자'를 대표합니다. 이 장을 통해 작가님은 트라우마의 승계라는 매우 중요한 주제를 던집니다. 과거의 고통은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문학과 예술을 통해 다음 세대에게까지 전이되며,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역사적 연대의 의무임을 역설합니다.

'나'는 고통스러운 이미지와 기억들로 인해 불면과 악몽에 시달립니다. 마치 정대의 영혼이 다른 생존자들을 맴돌았듯이, 5.18의 끔찍한 잔상들이 작가 자신의 정신을 맴도는 거죠. 이 과정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문학으로 승화시키는 작가적 고뇌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작가님은 이 고통을 통해 비로소 소년이 온다를 쓸 수밖에 없었던 필연성을 설명합니다. 그녀에게 글쓰기는 단순한 창작 행위를 넘어, 희생자들의 몫까지 살아남아 그들의 목소리를 내는 행위이자 스스로를 치유하려는 절박한 시도이기도 합니다. 이 장의 제목인 '꽃 핀 쪽으로'는 이 모든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생명의 아름다움을 다시 피워내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을 상징합니다.

저는 이 6장의 '나'의 고백이 한강 소년이 온다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한강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당신도 이 고통의 연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하는 동시에, '이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기억할 때 비로소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역설적인 희망을 제시합니다. 작가 자신의 고통을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독자들 역시 이 책을 읽는 과정 자체가 고통의 공유이자 해방의 과정이 되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이 장은 소설의 모든 등장인물, 즉 희생된 동호와 정대, 생존한 은숙, 징수, 선주의 고통을 한데 모아 작가 자신의 몸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주며, 문학이 폭력의 상흔을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특히, '나'의 시점에서 다루는 언어의 한계와 글쓰기의 무력감에 대한 고백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작가님은 아무리 치열하게 기록하려 해도, 그날의 참혹함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는 절망감을 토로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언어가 불가능한 영역에까지 가닿으려는 시도" 자체가 문학의 의미임을 역설합니다. 소년이 온다는 이처럼 언어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그 한계를 돌파하려는 작가적 투쟁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작가의 고통스러운 자기 성찰을 통해, 이 시대의 모든 불의와 폭력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에 대한 깊은 윤리적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 장에서 작가님은 결국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묻습니다. 폭력에 의해 짐승 이하의 존재로 전락할 뻔했던 인간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며 최후의 존엄성을 지켜냈던 광주 시민들의 모습을 되새기며, 인간은 파괴될지언정 결코 패배하지 않는 존재임을 강변합니다. '꽃 핀 쪽으로'는 단순한 희망의 메시지가 아닙니다. 그것은 극한의 고통을 뚫고 기어이 피어나는 생명의 의지이며, 한강 소년이 온다가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숭고한 정신적 유산입니다. 이 장을 읽고 나면, 독자들은 이 책이 왜 한강 소설 추천 목록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이 책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는지 비로소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작가님의 솔직하고 처절한 고백은 이 책의 가장 아름다운 '꽃'입니다.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 기억의 지속과 '소년이 온다'가 남긴 희미한 희망 

소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는 짧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깁니다. 에필로그는 다시 익명의 시점으로 돌아가, 시간이 흐른 뒤의 광주와 그 기억의 지속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에필로그는 모든 비극과 고통의 서사 끝에 찾아오는 정화(淨化)의 순간이자, 동시에 잊지 않겠다는 마지막 약속이기도 합니다. '눈 덮인 램프'라는 이미지는 매우 시적이고 상징적입니다. 눈은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지우는 망각의 힘을 상징하지만, 그 눈 속에 갇혀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램프는 꺼지지 않는 희생자들의 영혼과 진실의 불빛을 의미합니다. 폭력은 모든 것을 덮으려 했지만, 결국 그 불빛은 꺼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죠.

이 에필로그는 독자들에게 '기억의 의무'를 다시 한번 상기시킵니다. 물리적인 램프가 꺼지지 않도록 돌봐야 하듯이, 5.18의 끔찍한 진실과 희생자들의 고통 역시 우리의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돌보고 지켜내야 할 대상임을 강조합니다. 한강 소년이 온다는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억을 통한 연대를 촉구하는 강력한 호소문입니다. 작가님은 이 희미한 램프의 불빛을 통해, 파괴된 인간성이 궁극적으로는 생명의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미하지만 강력한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에필로그는 소설 전체의 끔찍한 고통을 위로하는 동시에, 우리가 잊지 않는 한 희생자들은 영원히 우리 곁에 살아있다는 초월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마무리됩니다.

저는 이 에필로그야말로 소년이 온다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문학적 목적을 달성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동호의 어린 새, 은숙의 검은 숨, 징수의 일곱 개의 뺨, 선주의 쇠와 피, 정대의 밤의 눈동자, 그리고 작가 '나'의 꽃 핀 쪽으로 이어진 모든 서사는 결국 이 '눈 덮인 램프'라는 마지막 이미지로 수렴됩니다. 고통의 극단을 경험한 인간의 삶이지만, 결국 그 고통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인간 정신의 불멸성을 발견하는 것이죠. 한강 소년이 온다는 폭력의 시대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인간이 인간을 향해 저지를 수 있는 악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포기할 수 없는 선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희망을 강요하지 않지만, 기억을 통해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낼 책임을 부여합니다. 이 책을 덮고 난 후, 저는 눈 덮인 램프처럼 작고 희미하지만, 결코 꺼지지 않을 기억의 불꽃을 제 마음속에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한강 소년이 온다는 단순한 독서를 넘어,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소설 '소년이 온다'의 핵심 연대 구조 7가지
동호(1장 어린 새): 폭력의 첫 희생과 순수의 파괴를 상징합니다.
은숙(2장 검은 숨): 검열과 침묵의 시대에 맞선 고독한 기록의 투쟁입니다.
징수(3장 일곱개의 뺨): 폭력 후유증으로 파괴된 신체와 영혼을 대변합니다.
선주(4장 쇠와 피): 증언의 의무를 짊어진 생존자의 윤리적 삶입니다.
정대(5장 밤의 눈동자): 죽은 자의 영혼이 산 자들을 지켜보는 초월적 시선입니다.
작가 '나'(6장 꽃 핀 쪽으로): 트라우마의 승계와 문학적 치유의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처럼, 꺼지지 않는 진실과 희망을 상징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

Q: 한강 작가가 '소년이 온다'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 한강 소년이 온다는 폭력 속에서 파괴되는 인간의 존엄성을 탐구하며, 동시에 기억과 연대를 통한 인간 정신의 불멸성을 역설합니다. 희생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가장 큰 희망이자 저항임을 강조합니다.
Q: 이 책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다른 작품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A: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재현을 넘어, 죽은 자의 영혼 시점(5장) 등 혁신적인 문학적 시점을 도입하여 폭력의 트라우마가 개인의 정신과 영혼에 남긴 비가역적인 상흔을 다층적으로 탐구합니다. 특히 생존자들의 죄책감과 기록의 윤리를 깊이 있게 다룬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Q: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각기 상징하는 바가 궁금합니다.
A: 동호는 순수와 희생, 은숙은 검열과 침묵 속의 기록 투쟁, 징수는 폭력 후유증과 파괴된 신체, 선주는 기록과 증언의 의무, 정대는 꺼지지 않는 망자의 기억을 상징하며, 이들은 5.18이 남긴 트라우마의 다양한 양상을 대변합니다.
Q: '꽃 핀 쪽으로'와 '눈 덮인 램프'의 문학적 의미는 무엇인가요?
A: '꽃 핀 쪽으로'는 극한의 고통을 뚫고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려는 의지를, '눈 덮인 램프'는 모든 것을 덮으려는 망각(눈) 속에서도 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진실(램프)을 상징하며, 한강 소년이 온다가 제시하는 희미하지만 영원한 희망을 의미합니다.

이토록 길고 깊은 독서 노트를 쓰면서, 저는 다시 한번 한강 '소년이 온다'가 단순한 소설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우리 시대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부채이자, 꺼지지 않는 윤리적 성찰의 램프입니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무겁지만, 그 질문에 정직하게 대면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그 비극을 겪은 이들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연대일 거예요. 당신도 이 책을 통해 깊은 울림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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